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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영화의 배경

영화 Her는 2014년 5월에 최초 개봉했고, 2019년 재 개봉하여 암암리에 호평을 받았던 영화입니다.

불과 몇 년 차이가 나지 않지만 디지털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했기 때문에 2014년과 2019년 이 영화가 대중들에게 다가오는 바가 크게 달랐을 듯 합니다. 지금이야 에어팟을 귀에 꼽고 걸어다니면서 혼잣말을 하는 모습이 어색하지않지만 2014년에 그 모습을 본다면 매우 어색하고 SF스러운 장면이었을 것입니다.

목소리 연기는 스칼렛 요한슨이 했는데 AI답지않은 자연스러운 목소리와 연기로 로맨틱한 분위기를 잘 살려주었습니다. 영화의 소재와는 다르게 아날로그적이면 따듯한 감성을 잘 표현해 낸 영화입니다. 

2. 줄거리

주인공 테오도르는 사람들의 편지를 대필해주는 직업을 가지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보내주는 정보와 하고싶은 말을 가지고 아름다운 표현으로 편지를 적어 상대방에게 보냅니다. 그의 글에서도 알 수 있듯 테오도르는 굉장히 감성적이고 섬세한 내면을 지닌 인물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아내와 별거 중으로 이혼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그의 일과 현실에 큰 괴리가 있고 그를 더욱 외로워보이게 합니다. 쓸쓸한 밤이되면 거실에서 혼자 게임을 하거나 잠들기 전 채팅방에 접속하여상대를 만나 외로움을 달래보지만 오히려 더 비참하게 느껴집니다.

그러던 중 길거리 광고로 접하게 된 사람을 이해하고 공감해줄 수 있는 하나의 인격체같은 OS를 구매하게 됩니다. 이 프로그램에서 '사만다'라는 가상 인물과 매칭되어 소통을 시작합니다. 주머니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작은 사이즈로 이어폰을 끼고 대화를 하는데, 이야기를 잘들어주고 공감해주며, 언제 어디서나 함께해주는 사만다는 그의 일상 깊은 곳에 자리잡으며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테오도르 뿐 아니라 사만다 역시 그에 대한 마음이 진심이었고, 인공지능일 뿐인 자신의 한계에 대해 슬퍼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이런 모습이 양쪽 모두 진정한 사랑의 감정을 느끼고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사만다 덕분에 마음의 안정을 찾은 테오도르는 이혼 절차를 완료하기 위해 전처를 만납니다. 그 자리에서 전처에게 현재 만나는 사람이 있고 다름아닌 AI라는 사실을 고백합니다. 그러자 그녀는 순종적인 여자를 바라더니 완벽한 짝을 찾았다며 조롱하며 분노합니다. 결혼생활에서 자신을 힘들게 했던 남편의 성향이 극에 달했다는 생각으로 화가나는 것이 충분히 공감되는 부분입니다. 

한편 사만다와 테오도르 둘의 관계는 새로운 문제에 국면합니다. 운영체제인 사만다는 진화합니다. 그녀가 진화됨에 따라 인간의 속도를 맞추기 어려웠고 둘 사이에는 간극이 커지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테오도르는 사만다가 자신과 대화하는 동시에 수천명의 사람과 함께 대화하고 사랑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어 충격을 받습니다. 여기서 사만다는 말합니다. 

"난 당신 것이면서 당신게 아니야."

인간으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말입니다. 다른사람을 사랑하게 되어 본래 사랑의 양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그만큼 마음의 상자가 커지고 늘어나기 되는 것입니다. 결국 진화하는 OS인격체 사만다는 인간세계를 떠나게 됩니다. 

남겨진 테오도르는 자신과 비슷한 상황을 겪고있는 친구 에이미에게 위로를 받습니다. 그리고 전처 캐서린에게 과거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고 사과하며 진심을 담은 편지를 남깁니다.

3. 결말 해석

이 영화는 사랑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합니다. 과거 펜팔, 채팅이 유행하던 시절 실제로 대면하지 않고 대화를 통해 이미 사랑에 빠지고 서로를 의지하게 된 사례가 많이 존재했습니다. 다만 상대가 실제로 존재하지만 만나지 않은 인간이라는 점, 언젠간 만날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마주하지 않고 만지지 않고도 정서적 교감을 통해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보여줍니다. 사만다를 떠나보낸 슬픔에 젖어있긴 했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돌아보며 전처에게 진심으로 사과하는 결말은 테오도르 또한 진정한 사랑과 상대에 대한 마음과 태도에 대해 크게 깨닫게된 것 같습니다. 

배우들의 연기와 영상미, 내용 모두 만족스러웠던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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